바다 이야기/알고먹으면 더 좋은 수산물

갯가재

제주해마외 함께 2007. 4. 13. 00:55
 

갯가재

글/박영제〈박사,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구각류(口脚類)에 속하는 갯가재(학명, Oratosquilla oratoria)는 몸의 체형이 마치 사마귀를 연상케 한다 하여 사마귀새우(영명, mantis shrimp)로 불리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구각류는 약 350여종이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가재처럼 생긴 동물로 무서운 포식자일 뿐만 아니라 앞쪽에 달린 한 쌍의 포각 부속지(附屬肢)는 찌르기 쉽거나 혹은 때리기에 적당하도록 변형되어 있다.

   구각류 중 열대성의 대형 종들은 크기가 30~40cm에 이르는데, 일반유리를 가볍게 깨거나 방탄유리를 하얗게 흠집 낼 수 있을 만큼 힘이 강하고 사람에게도 위협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산 갯가재는 크기가 작아 그러한 힘을 낼 수는  없지만 부주의하게 다룰 경우에는 손발에 심한 자상을 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갯가재는 서해안과 남해안 조간대의 개펄로부터 수심 10~30m 부근 내만의 펄 바닥에서 30cm 이내의 깊이로 얕은 U자형 굴을 파고 생활하며, 주위에는 가무락과 동죽, 낙지 등이 함께 서식하기도 한다.

  갯가재는 우리나라에 한 종만 살고 있는 포식성 갑각류(甲殼類, crustaceans)로 수산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종류이다. 몸길이는 약 15cm이고, 언뜻 보아 새우를 떠 올리지만 제 2각이 사마귀의 앞발처럼 강력한 포각(포획지, 捕獲肢)으로 되어 있고 안쪽에는 6개의 날카로운 가시가 늘어서 있으며, 이 포각을 사용해 작은 고기 등을 사냥한다.

  구각류 중에는 상대방을 찌를 수 있는 자상형(刺傷型) 무리와 먹이 감을 때릴 수  있는 타격형(打擊型) 무리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갯가재는 자상형에 속한다. 꼬리마디(미절,尾節)에는 6개의 날카로운 가시(spine)가 있고, 그 중 4개는 뚜렷이 크다. 가시는 물고기나 새우 같은 먹이 감의 몸통을 찌르는데 사용하거나 적과 싸울 때 방패역할을 하고 상대방을 제압하기도 한다. 미지(尾肢)에도 4개의 커다란 가시가 있으며, 눈은 크고 2개로 나누어져 비스듬하게 눈집이 붙어 있다.

  포획지의 마디는 사람의 팔처럼 3단으로 접거나 펼칠 수 있는데, 포획지의 발가락 마디를 접은 채로 먹이감에 타격을 가하는 것이 발가락 마디를 펼치면서 찌르는 것보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덜 입히게 되며, 매우 빠른 속도로 펼치면서 먹이를 찌르고 낚아채는 순간속도는 물 속인데도 불구하고 매우 빠르다. 일단 붙잡힌 먹이는 입으로 옮겨진 후에 날카로운 톱날 모양의 큰 턱과 제 3-5 턱 다리에 의해서 잘게 찢기는데, 포획지의 마디에 부착된 가시의 끝이 낚시 바늘처럼 되어있기 때문에 이것에 꿰인 먹이는 좀처럼 빠져나갈 수가 없다.

  갯가재의 먹이사냥은 특히 밤에 집 입구에 숨어서 새우나 작은 고기를 기다리다가 밑에서부터 낚아채듯이 순간적으로 잡는다. 또한 먹이를 찾아 집 밖으로 나와 바지락, 가무락, 동죽 등의 새끼조개 껍데기를 포각으로 타격하여 속살을 꺼내 먹거나 새끼낙지들도 잡아먹는 경우도 있다. 

  갯가재는 연안 저서성으로 개펄에서 주요한 포식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은둔의 습성 때문에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갯가재를 찾아보려면 개펄의 구멍을 통하여 밖으로 나와 있는 한 쌍의 눈자루(眼柄, eyestalk)를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낙지구멍과 비슷하게 생긴 구멍의 입구에 눈자루만 밖으로 내놓은 채로 온 몸을 개펄로 덮어쓴 채로 매복해 있다.

  갯가재는 은둔하는 습성이 있기는 하지만 사냥을 하거나 자신의 영토를 방어할 때에는 극단적인 공격성을 보여주는 지극히 호전적인 동물일 뿐만 아니라 강한 텃세로 외적으로부터 자기의 영토를 철저히 방어한다. 이들은 낙지나 패류어장에 살면서 이들의 새끼들을 포식하는 등 피해를 주기도 한다.

  갯가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먹이동물의 공격방법인데, 공격할 때 사용하는 둘째 턱다리는 한 쌍의 큰 포각(捕脚)으로 사마귀의 앞다리와 매우 흡사하게 생겼으며 앞쪽을 향해 펼침으로써 먹이에 강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 포각은 때리거나 찌르기에 적당하도록 변형되어 있는데 구각류의 진화에 있어서 이 두가지 형의 구조와 기능은 그 밖의 형태적 특징 및 행동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갯가재류는 원래는 가슴의 부속지로 먹이입자를 걸러먹는 여과식자(filter feeder)였으나 약 2억년 전의 화석을 조사해보면 앞쪽의 한 쌍의 부속지, 즉 제 2 턱다리가 접을 수 있는 큰 다리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갯가재는 새우와 달리 흉부 뒤쪽의 3절이 갑으로 덮여있지 않다. 이들 3절은 자유흉절이라고 불리며 언뜻 보아 흉부처럼 보이지만 보행용 부속다리가 딸려 있다. 갯가재가 좁은 틈새나 구멍으로 달아나다가 도중에 반대방향으로 후진할 수 있는 것은 자유흉절 때문에 가능하다. 또한 갯가재류가 새우류와 다른 점은 제 2각이 독특한 보각으로 되어 있으며, 물체를 잡아 올리는데 도움을 주는 날카로운 가시가 늘어서 있는 것이다.

  갯가재는 5월 중순부터 7월 초순에 걸쳐 암컷은 약 5만개의 알을 낳는다. 턱다리(악각)로 알을 입가에 단단히 품고 투망처럼 밀었다 당겼다 하기도 하며 접었다 폈다 해서 신선한 바닷물을 알에 공급하는 보육행동을 한다.

   갯가재는 삶으면 붉은 자홍색을 띠는데, 머리와 꼬리 쪽을 버리고 몸통부분에 들어 있는 살을 꺼내어 먹는다. 껍질이 단단해서 속살을 꺼내먹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살이 많고 단단하면서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새우보다 맛있고 쫄깃쫄깃하여 닭새우와 비슷하다.

  전북 부안 일대에서는 갯가재를 꽃게와 같이 간장게장으로 담가 먹기도 하고, 인천 소래포구와 김포 대명포구에서는 꽃게 맛이 나도록 매운탕으로 끓여먹기도 한다. 갯가재는 꽃게를 사면 덤으로 주기도 하여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가격은 3kg에 1만원 정도 한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는 정식 요리보다는 밑반찬으로 내어놓은 경우가 많지만 중국과 태국에서는 다양한 양념과 함께 볶거나 삶아 정식 요리로 판매한다. 일본에서는 새우만큼 예쁘지 않고 크기가 작아 고급식품은 아니지만 초밥재료로 매우 친숙하게 이용되고, 초밥 외에 초간장에 섞어 먹기도 한다. 또한  갯가재 된장국은 삶아도 새우나 게처럼 적색이 되지 않고 자홍색이 되며, 신선한 것은 소금물에 삶아 껍데기를 벗기고 겨자에 찍어 먹는다. 알이 들어 있는 봄에 육질의 맛이 좋다.

  갯가재의 영양은 단백질 16.1g(꽃게 13.7g), 지방 1.7g(꽃게 0.8g), 칼슘 149mg(꽃게 118mg), 철 1.2mg(꽃게 3.0mg), 타우린 346mg(꽃게 711mg)으로 단백질과 철분이 꽃게에 비해 풍부하다.

  갯가재의 어획은 물 속에서는 먹이사냥을 위해 바닥 위를 배회하다가 자망그물에 걸려 어획되며, 개펄에서는 삽이나 손으로도  잡을 수 있다. 특히 잡히는 순간 매우 심하게 덤벼들기 때문에 날카로운 가시에 상처를 입지 않도록 장갑을 끼거나 흉지(걷는 다리)를 손가락으로 눌러 잡는 것이 안전하다.

  최근 들어 개펄에서의 갯가재 자원량이 남획과 갯벌훼손으로 크게 감소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유일한 해산 갯가재의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

 

구각류(口脚類)에 속하는 갯가재(학명, Oratosquilla oratoria)는 몸의 체형이 마치 사마귀를 연상케 한다 하여 사마귀새우(영명, mantis shrimp)로 불리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구각류는 약 350여종이 알려져 있는데, 이들은 가재처럼 생긴 동물로 무서운 포식자일 뿐만 아니라 앞쪽에 달린 한 쌍의 포각 부속지(附屬肢)는 찌르기 쉽거나 혹은 때리기에 적당하도록 변형되어 있다.
구각류 중 열대성의 대형 종들은 크기가 30~40cm에 이르는데, 일반유리를 가볍게 깨거나 방탄유리를 하얗게 흠집 낼 수 있을 만큼 힘이 강하고 사람에게도 위협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산 갯가재는 크기가 작아 그러한 힘을 낼 수는 없지만 부주의하게 다룰 경우에는 손발에 심한 자상을 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갯가재는 서해안과 남해안 조간대의 개펄로부터 수심 10~30m 부근 내만의 펄 바닥에서 30cm 이내의 깊이로 얕은 U자형 굴을 파고 생활하며, 주위에는 가무락과 동죽, 낙지 등이 함께 서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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