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야기/알고먹으면 더 좋은 수산물

꼬막

제주해마외 함께 2007. 4. 13. 00:53
 

꼬 막

                           글/박영제〈박사,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꼬막(고막)은 학명으로 Tegillarca granosa, 영어이름은 Granular ark, 일본이름은 하이가이(ハイガイ)라 불린다. 정약용은 1814년에 기록한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그 이름을 최초로 고막이라 불렀는데, 크기는 밤톨만하고 껍질은 조개를 닮아 둥글며, 빛깔은 하얗고 무늬가 세로로 열을 지어있다고 했다. 줄과 줄 사이에는 도랑이 있어 기와지붕과 같다고 했고, 고기 살은 노랗고 맛이 달다고 했다. 본초강목에서는 괴합(魁蛤), 괴륙(魁陸), 감(甘), 와옥자(瓦屋子)라 하였고, 어른의 조혈강장제나 어린이에게는 성장 발육에 효과가 크고 저혈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꼬막은 돌조개과에 속하는데, 돌조개과에는 꼬막을 비롯하여 피조개, 큰이랑피조개, 새꼬막 등이 있다. 그 중에서 크기가 4㎝ 내외로 가장 작은 종이 꼬막인데, 맛에 있어서는 피조개나 새꼬막이 도저히 따라오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가격에서도 꼬막이 2배 이상 비싸 완전 차별화 된다.

  꼬막은 남해안의 조용한 바닷가에서 바닷물이 빠지고 개펄이 드러난 곳으로부터 수심 10m 전후의 매우 순수하고 고운 펄에만 서식한다. 이들은 주로 마을 앞의 얕은 수심에 살고 있는 경우가 많아 아낙네들이 손쉽게 잡을 수 있어 오래 전부터 농사가 없는 집에서도 자식을 대학까지 보낼 수 있었던 효자조개로 이름나 있다.

  특히, 조개류 중에서 유일하게 제사상에 오르고 선사시대의 패총에서도 늘 발견되고 있는 인간과는 아주 친숙한 조개인데, 1970년대 초까지만 하여도 남해안에서는 학교 점심 도시락이나 소풍갈 때의 반찬으로 멸치와 계란부침, 쇠고기 장조림 등이 최고의 반찬이었지만 삶은 꼬막을 한쪽만 까서 파간장에 적신 도시락 반찬의 맛은 당해낼 수가 없었다.

  꼬막은 간장에 적시지 않고 그냥 삶아 먹어도 그 맛이 물리지 않기 때문에 한번 먹기 시작하면 요즘의 스넥류 과자와 같이 계속 먹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조개다. 특히, 약간 덜 삶아진 것을 따뜻할 때 한쪽 껍질만 떼 내면 자홍색의 영롱한 내장이 보이는데, 이때 내장의 갈색 국물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후르륵 까서 먹을 때의 쫄깃쫄깃하고 달짝지근한 육질의 맛은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민속학자 주강현씨는 “꼬막의 맛을 모르면 남도의 질펀한 개펄이 만들어낸 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고 까지 했을까. 꼬막의 고향인 전남 벌교와 고흥, 보성 그리고 강진, 완도에 이르는 해안지방에서는 음식을 시키기 전 입맛을 돋우기 위해 꼬막 삶은 것을 먼저 내놓기도 하는데, 이것을 먹다보면 진짜로 시킨 음식은 다 먹지 못하거나 오히려 맛이 떨어져 버리기도 한다.

  꼬막을 더 맛있게 먹으려면 물을 팔팔 끓이다가 찬물을 붓고, 약간 식힌 다음 꼬막을 넣어 다시 끓어오를 무렵 껍질이 벌어지기 직전에 건져낸다.

  꼬막의 맛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꼬막을 우리가 즐겨먹는 참굴에 비교해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는데, 육질부 100g당 열량은 꼬막 77㎉(참굴 84㎉), 단백질 14g(참굴 10.5g), 지방 1.8g(참굴 2.4g), 칼슘 105㎎(참굴 84㎎), 철분 6.4㎎(참굴 3.8㎎)으로 열량과 지방이 적은 반면,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며, 맛에 영향을 주는 필수아미노산은 참굴에 비해 거의 1.5배로 높다.

  최근 각 지방 자치단체들은 자기 지역 특산품을 소개하기 위한 축제행사를 다투어 열고 있는데, 맛이 좋은 꼬막도 이에 빠질 수는 없다. 여수시에서는 갯벌 꼬막축제를 준비하고 관광객들이 직접 갯벌에서 꼬막을 채취할 수 있는 현장체험 중심의 축제를 지난해 11월 여자만에서 열었는데, 올해에는 축제계획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꼬막의 전통성을 생각할 때 보성군 또는 고흥군, 강진군에서라도 축제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 좋겠다.

  중국은 많은 조개류를 우리나라에 수출하고 있지만 꼬막은 중국사람들이 매우 좋아해 오히려 우리나라로부터 수입해간다. 그렇지만 중국에서는 꼬막이 너무 비싸 부자가 아니면 먹을 수 없는 고급 조개이다.

  강진만에서 생산된 꼬막의 경우 국내시판은 10% 정도에 불과하고 90% 이상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중국 수출가격은 20㎏ 한 포대에 지난해까지는 8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5~6만원 선에 수출된다.

  우리나라 꼬막의 주산지는 전남 순천만과 보성만, 득량만, 여자만, 강진만 등으로 3,000㏊ 이상이 양식장으로 개발되어 있는데, 생산량이 많을 때는 연간 10,000여톤에 이르기도 하였다.

  특히, 꼬막의 최대 주산지인 고흥군의 과역, 남양, 대서, 두원 등에서는 고흥만의 방조제 공사(1991년~1998년 시행, 3,100㏊조성) 완공 이전인 1996년까지는 연간 3,000여톤이 생산되었으나 최근에는 1,300여톤으로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와 같은 생산량 감소 원인은 매립 간척 등에 의한 서식장 축소와 이에 따른 주변 어장의 환경악화, 남획 등에 의한 어장의 훼손과 서식장의 환경오염 등이 생산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지속적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립 간척 등의 억제와 서식환경 개선, 휴식년제 도입 등 합리적 어장관리를 통한 자원유지와 보호에 세심한 노력을 기우려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강진만에서는 2~3년 전까지만 하여도 생산량이 연간 200~300여톤을 유지하였지만 최근에는 생산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생산량 증대를 위해 자연산 종패를 순천, 여수지방에서 구입하여 씨뿌림 양식에 노력하고 있다.

  꼬막은 남해안뿐만 아니라 서해안의 새만금 간척공사 현장에도 살고 있지만 새만금 간척공사가 중단되지 않는 한 그들의 생존도 이제는 보장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

  꼬막의 주 산란기는 7~8월인데 수정난은 수온 24℃에서는 4시간만에 85% 이상이 부화한다. 부화된 유생은 18~20시간 후에 각장 100㎛ 내외의 D형 유생이 되고 30일 후에는 각장 180㎛ 이상의 대형 각정기 유생으로 된다. 이후 성숙유생이 되면 펄 속에 잠입하여 어린 조개로 된다. 펄 속에 잠입하여 약 2년이 지나면 3~4㎝ 크기로 성장하고 가을부터 봄까지 상품으로 출하가 가능해진다.

  꼬막이 속해 있는 돌조개과의 조개들은 생김새가 비슷하여 일반인들이 종을 혼동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껍질 표면에 그어져 있는 방사늑 줄의 숫자로 종을 알 수 있다. 그 중에서 꼬막은 방사늑 수가 17~18줄로 가장 적고, 새꼬막은 31~36줄, 큰이랑 피조개 36~41줄(평균 38줄), 피조개 36~46줄(평균 41줄)로 껍질의 생김새는 비슷하나 크기와 방사늑 수가 달라 구별이 가능하다. 

  그동안 꼬막은 전통적으로 가장 소중한 자원인데도 불구하고 자연산에 의해서만 생산이 이루어져 풍흉이 심하게 나타났는데, 다행히 2000년 11월에는 국립수산진흥원 남해수산연구소의 연구진이 2년간의 노력 끝에 인공종묘 생산기술개발을 최초로 성공시켜 10만 마리의 종묘를 생산하였다. 이들 종묘는 꼬막 양식장에서 중간육성시험을 거쳐 어업인에게 보급될 계획으로 있으며, 금후 2~3년이 지나면 대량 인공종묘생산이 가능하여 자연산 종묘의 풍흉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안정된 양식이 가능해짐은 물론 수출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꼬막의 맛은 진달래와 벚꽃이 피고 질 때쯤부터 아카시아가 피기 전까지 맛이 가장 좋은데, 여기서 잘 알려진 꼬막 양념 찜 요리를 소개드린다.

준비물 : 꼬막 20개, 간장 1큰술, 설탕, 참기름 1/2작은술씩, 다진파, 다진마늘 1/2작은술씩, 통깨, 실고추 약간씩.

요리순서 1. 꼬막은 소금으로 비벼서 여러 번 씻어낸 후 냄비에 물을 꼬막이 잠길 정도로 붓고 입이 벌어질 때까지 삶아 살만 발라낸다. 2. 간장, 설탕, 참기름, 파, 마늘, 통깨, 실고추를 넣어 양념장을 만든다. 3. 꼬막 살을 양념장에 넣어 무친다. 

 

꼬막(고막)은 학명으로 Tegillarca granosa, 영어이름은 Granular ark, 일본이름은 하이가이(ハイガイ)라 불린다. 정약용은 1814년에 기록한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그 이름을 최초로 고막이라 불렀는데, 크기는 밤톨만하고 껍질은 조개를 닮아 둥글며, 빛깔은 하얗고 무늬가 세로로 열을 지어있다고 했다. 줄과 줄 사이에는 도랑이 있어 기와지붕과 같다고 했고, 고기 살은 노랗고 맛이 달다고 했다. 본초강목에서는 괴합(魁蛤), 괴륙(魁陸), 감(甘), 와옥자(瓦屋子)라 하였고, 어른의 조혈강장제나 어린이에게는 성장 발육에 효과가 크고 저혈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꼬막은 돌조개과에 속하는데, 돌조개과에는 꼬막을 비롯하여 피조개, 큰이랑피조개, 새꼬막 등이 있다. 그 중에서 크기가 4㎝ 내외로 가장 작은 종이 꼬막인데, 맛에 있어서는 피조개나 새꼬막이 도저히 따라오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가격에서도 꼬막이 2배 이상 비싸 완전 차별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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