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쉥이
바다의 파인애플, 서비스 안주의 대명사 |
‘멍게’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불려지는 우렁쉥이는 몸이 두꺼운 껍질에 덮여 바위 등에 붙어살기 때문에 조개류의 일종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척색동물(脊索動物)의 미색류(尾索類)에 속한다.
척색동물이란 척추동물과 원색동물의 특징을 모두 가진 것으로 발생 초기의 배(胚)에 연골과 비슷한 척색(脊索)이 형성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척색동물은 미색류(尾索類; 멍게류, 탈리아류), 두색류(頭索類; 창고기류) 등으로 분류되는데 미색류는 유생(幼生)에만 척색이 있고 두색류는 일생 동안 가지고 있다.
우렁쉥이는 유생 때는 올챙이와 같은 모양으로 헤엄치며 척색을 가진다. 그러나 곧 고형물에 붙어 모습이 파인애플처럼 생긴 모양으로 성장한다.
우렁쉥이는 등황색(橙黃色)을 띠며 표면에는 울퉁불퉁한 젖꼭지 모양의 돌기가 많이 붙어 있고 형태가 파인애플을 닮아 ‘바다의 파인애플’이라고도 불린다.
일본에서는 램프(lamp)의 유리통(호야=火屋)에서 이름을 따 호야(海鞘)라고 부른다.
육질은 식물 셀룰로오스와 유사한 튜니신(tunicin)이라는 물질로 이뤄진 피낭에 싸여있고 피낭의 상단에는 물이 들어오는 입수공(入水孔)과 출수공(出水孔)이 있어 물을 뿜어낸다.
이 때문에 영어권에서는 피낭이란 뜻의 튜니케이트(tunicate) 또는 바다의 물총이란 뜻의 시 스커트(sea squirt)란 이름이 붙었다.
우렁쉥이에는 수산물 가운데 희귀하게도 인체에 필수 불가결한 미량 금속인 바나듐 성분이 들어있는데, 바나듐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당뇨병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에 걸리면 몸이 나른해지고 피로해지기 쉬운데 멍게가 바로 이러한 증세의 당뇨병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스태미나에 도움이 된다.
우렁쉥이의 다른 이름인 ‘멍게’는 몇 년 전 한글 표기법 개정 때 표준말로 인정받았는데 원래 사투리 취급을 당했던 ‘멍게’가 우렁쉥이보다 워낙 널리 쓰이는 바람에 복수 표준어로 격이 높아진 것이다.
우렁쉥이는 상큼하고 먹고 난 뒤에도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감도는 특유의 향미를 가진 수산물이다.
물에서 딴 뒤 몇 시간이 지나면 옥타놀과 신티아놀이라는 물질이 형성되면서 특유의 향기를 느끼게 하고 타우린과 글루탐산, 글리신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독특한 단맛을 낸다.
3~4년 생이 맛과 향에서 절정을 이룬다고 한다.
최근 화장품과 제약 업계에서 화장품의 원료로 쓰이는 콘드로이틴황산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탄수화물의 일종인 콘드로이틴황산은 끈적거리는 액체 형태로 피부미용과 노화방지, 동맥경화 억제, 뼈 형성 작용, 세균감염 억제 등에 탁월한 기능성 물질이다.
우렁쉥이는 수산물 가운데 해삼, 해파리와 함께 3대 저칼로리 식품에 속할 뿐 아니라, 해삼과 해파리와 달리 다량의 글리코겐을 함유하고 있고 아미노산의 균형이 뛰어나다.
이처럼 영양이나 기능면에서 우수한 식품이면서도 양식이 쉽고 대량 생산되는 덕분에 가격이 싸 횟집이나 초밥집, 심지어 포장마차에서도 주인이 이른바 서비스로 내놓은 서비스 안주 중 첫 번째로 꼽힐 만큼 인심이 후한 식품이기도 하다.
글리코겐 함량이 높은 여름철(6~8월)이 제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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