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야기/수산물과 생활이야기

청각

제주해마외 함께 2006. 9. 13. 10:22
 

청각 

물김치의 필수 양념,

향기와 씹히는 느낌이 일품

   청각은 사슴 뿔 모양으로 자라는 해초로서 김치, 특히 물김치에는 필수불가결의 양념이다.

   생김새 때문에 중국에서는 칭자오(靑角)나 루자이차이(鹿角菜), 루자이(鹿角)로 부르고, 일본에서는 바다 속에 사는 소나무라는 뜻으로 미루(海松, ミル)라고 부른다.

청각의 향기는 젓갈이나 생선의 비린내를 완전히 가시게 하고 맛이 지나쳐 질리는 것이나 마늘 냄새로 역겨운 것도 중화시킨다.

김치 맛을 고상하게 하고 먹고 난 뒷맛을 개운하게 하는 ‘맛의 마술사’이다.

청각은 씹었을 때 물씬 향내가 풍길 뿐 아니라 그 씹히는 맛도 일품이다.

바닷가에 고향을 둔 사람들은 나물처럼 초를 쳐서 무쳐 먹을 때 오돌오돌 씹히는 청각의 맛을 고향을 떠난 뒤에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청각은 또 말리면 물기가 빠지면서 시들지만 다시 물에 담갔다가 초를 치면 금새 생생하게 살아나 남성에 빗대 정력식품으로 치기도 한다.

주요 영양소로는 식이섬유가 가장 많고 칼슘과 철, 비타민 A와 C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청각은 예로부터 김치의 맛을 내는 재료로 사용됐음을 문헌을 통해 알 수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청각채(靑角菜)는 뿌리와 줄기, 가지가 모두 토의초(土衣草)를 닮았으나 둥글다. 감촉은 매끄러우며 빛깔은 검푸르고 맛은 담담하여 김치맛을 돋운다. 5~6월에 나서 8~9월에 다 자란다’고 기록돼 있다.

청각 물김치를 담는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청각을 연한 소금물에 담가 헹군 뒤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양배추 입은 굵은 심을 칼로 도려낸 뒤 가로, 세로 2㎝ 정도 크기로 자르고 길이 3㎝ 정도로 자른 실파, 소금으로 껍질을 문질러 씻은 뒤 얄팍하게 썬 오이를 한 데 담아 소금을 조금 뿌려 30분 정도 살짝 절였다가 건져서 헹군다.

그릇에 소금과 설탕, 고춧가루, 마늘 즙을 담고, 끓여서 식힌 물이나 생수 5컵을 부어 고루 섞은 뒤 양배추, 실파, 오이 절인 것을 넣어 가볍게 버무리다가 청각을 넣어 하루 정도 삭히면 된다.

한방에서는 청각이 식중독을 푸는데 효험이 있다고 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차고 독이 없으며(독이 약간 있다고도 한다) 열기를 내리고 어린이의 골증(骨蒸, 뼈가 아픈 증상)을 치료하며 메밀독을 푼다’고 적혀 있다.

식성본초(食性本草)라는 한방서에는 ‘열과 풍을 내리게 하는 요약이며 어린이의 골증(骨蒸)을 다스리고 담이나 신장 등에 결석이 있는 자에게 그 돌을 내리게 한다’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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