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야기/수산물과 생활이야기

개불

제주해마외 함께 2006. 9. 13. 10:23
 

개불

모습은 흉해도 맛은 일품

   평소 바다 생물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내륙 지방의 여성들이 해변에 늘어선 노점에서 구경하다 기겁을 하는 수산물이 있는데 그게 바로 개불이다.

   생긴 모양이 마치 큰 지렁이 같기도 하고 동물의 창자 같기도 해 몹시 흉해 보이기 때문이다.

개불은 몸길이 10~30㎝ 정도로 주둥이는 짧은 원통형이고 몸 빛깔은 붉은 색이 도는 유백색으로 많은 피부 유두가 있다.

꼬리의 항문 부근에는 9~13개의 센 털이 에워싸고 있으며 연안의 모래흙탕 속에 유(U)자형 구멍을 파고 살며 양쪽 구멍은 둘레가 약간 솟아 있다.

경북 영일군 근해와 남해안에서 많이 나며 맛과 향이 좋아 횟감으로 인기가 높으며 도미류의 미끼로 많이 쓰인다.

과거에는 개불을 지렁이와 같은 환형동물의 일종으로 취급했지만 외관상 체절(몸의 마디)이 없으므로 의충동물(螠蟲動物)로 분류한다.

개불에는 1백g당 아스파라긴산이 1천5백86㎎ 들어있는데 아스파라긴산은 체내의 알코올 대사를 촉진시켜 숙취 해소 및 간장 보호에 도움을 주는 물질이다.

개불이란 이름은 생긴 모양이 ‘개의 불알’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졌다.

개불은 달짝지근한 맛이 나는데 글리신과 알라닌 등의 단맛을 내는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개불은 또 몸의 마디가 없이 하나의 원통 모양으로 된 특유의 조직 때문에 오들오들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개불은 생김새가 남자의 성기를 닮은 탓에 예로부터 정력제로 애용됐는데 고려 말 신돈이 정력을 강화하기 위해 즐겨 먹었다고 전해오며, 한방에서도 성 기능이 쇠약해져 음낭이 습하거나 냄새가 날 때 개불을 권하기도 한다.

임상에서는 고혈압과 중풍, 기관지 천식에 널리 이용되며 입병과 목 병을 치료하고 아울러 혈전을 용해하는 성분도 포함돼 있어 고혈압 환자나 살빼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식품이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하이장(海腸)이라고 부르며 일본 사람들은 유무시 또는 아카나마코라고 부른다.

한편 개불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겨울철이 제철이다.



'바다 이야기 > 수산물과 생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더덕  (0) 2006.09.13
우렁쉥이  (0) 2006.09.13
청각  (0) 2006.09.13
미역 [박태균의 식품 이야기]  (0) 2006.09.13
미역  (0) 200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