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양식/대하양식

중남미의 새우 흰반점바이러스의 현황과 심각성

제주해마외 함께 2006. 5. 9. 10:30
 

중남미의 새우 흰반점바이러스의 현황과 심각성


장 인 권 (수산연구관)

국립수산진흥원 서해수산연구소


  새우의 흰반점바이러스 (WSSV, white spot syndrome virus) 질병은 아시아지역에서 처음 발생하여 현재까지 가장 치명적인 새우류의 질병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이 바이러스가 미국은 물론 중남미까지 확산되었다는 여러 소문과 증거들이 있어 이에 대하여 각 나라의 보고서를 종합하여 현황과 심각성을 살펴 보고자 한다. 여기에 실린 중남미 각국의 정보들은 대부분 국제새우뉴스전문지 (Shrimp News International)에서 보고한 내용에 근거하였다.

  1999년 초에 미국 아리조나대학의 저명한 새우병리학자인 라이트너 박사 (Donald Lightner)는 중미의 태평양연안에 위치한 새우양식장에서 흰반점바이러스를 확인하였다고 국제수역기구 (O.I.E., Office Internationale des Epizooties)에 통보하였다. 이 바이러스는 지난 6-7년간 아시아 각국의 새우양식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가져왔는데 발병시에는 양식장내 새우의 90% 이상 폐사를 가져올만큼 치명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3년 처음 보고되었으며 해마다 이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가 급증하여 1996년에는 정점에 달한 후에 어느정도 안정 되었지만 여전히 흰반점바이러스는 새우양식에서 가장 심각한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흰반점바이러스의 발병과 확산 경로>

1) 1992 대만에서 발생

2) 1993년 일본, 중국, 한국에서 발견

3) 1994년 태국, 인도에서 보고

4) 1995년 인도네시아에 확산

5) 1995년 미대륙 최초로 텍사스에서 발견

6) 1996년 미국 북동부 국립동물원에서 발견

7) 1997년 미국 남캐롤라이나주에서 발견

8) 1999년 과테말라, 혼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의 새우양식장에 확산

<세계양식연합 보고서>

  GAA (Global Aquaculture Alliance, 세계양식연합)은 1999. 4. 11일 인터넷 (www.gaaliance.org)을 통하여 중남미의 새우양식장에서 흰반점바이러스의 발병을 최초로 보고하였다.

  1999년 1월 중미의 니카라과, 혼두라스, 과테말라의 새우양식장에서 보내온 표본에서 흰반점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되었다. 두 번째 보고는 1999. 4. 22 파나마 새우양식장이다. 새우 병리학자인 태국의 플레겔과 페간 박사, 에콰도르의 알데이 박사는 파나마의 새우 부화장 및 양식장에서 유생과 치하들을 조사하고 이를 확인하였다. 중미의 태평양연안에서 흰반점바이러스가 발견되기는 이것이 최초이다. 이전까지 흰반점바이러스는 미국의 캐롤라이나남부 연안, 멕시코만에 접한 해역의 자연산과 양식산 새우에서만 발견되었다. 현재까지 중남미 다른 지역에서는 흰반점바이러스가 확인되고 있지는 않다.


  이들의 증상은 아시아지역에서 보고된 것들과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감염 새우의 갑각에는 0.5~2.0 mm 크기의 흰반점들이 관찰는데 이 반점들은 복부 5, 6 체절과 갑각에서 시작하여 몸 전체로 확산된다. 갑각 외피와 근육과의 결합이 느슨해져 쉽게 분리된다. 흰반점은 칼슘염의 축적이며 갑각의 내측표면에서 가장 선명하게 형성된다. 감염 새우는 무기력해지며 섭식을 중단하고 수표면으로 느리게 유영하다가 결국에는 바닥에 가라앉아 죽는다. 감염새우는 색소포의 확산으로 인해서 핑크색 혹은 홍갈색을 띤다. 이러한 증상이 관찰된 후 3~10일 이내에 거의 100% 폐사가 일어난다.

  미국산 보리새우류는 흰반점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기 때문에 이번의 발견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중남미에서 흰반점바이러스가 확산되었다고 해서 새우양식업자들은 너무 절망적일 필요는 없다. 물론 흰반점바이러스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지만 태국의 경우 지난 7년간 연간 양식생산량이 최고를 유지해온 점으로 미루어 (1998년 21만톤 생산) 흰반점바이러스도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에콰도르>

  일간지인 엘코메치오지는 1999년 4월 에콰도르에서의 흰반점병 발병을 보도하였다. 이에 따르면 CNA (에콰도르 양식위원회)는 1999년 4월 7일 에콰도르에서 흰반점바이러스를 발견하였는데 이것은 그해 2월 파나마에서 수입된 새우종묘에 의해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파나마로부터의 모든 활새우의 수입은 전면 중단되었다. 최초로 발견된 지역은 엘오르지방에 위치한 약 3만 헥타에 이르는 양식장으로서 이곳의 새우는 이미 10% 정도 폐사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는 산란용 어미새우의 먹이를 위해 수입된 파나마산 갯지렁이를 통하여 전파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CNA 회장인 낸시박사는 금년도 에콰도르의 새우 수출량은 크게 감소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에콰도르의 새우 수출량은 1999년도에 18%가 감소하였는데 이는 주로 엘리뇨에 의한 수온 저하로 모하와 종묘의 생산량이 감소되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CNA는 새우 수출의 감소가 바이러스에 기인했는지에 대한 증거는 없다고 보고하였다.

  

<파나마>

  1999년 4월 20일 파나마에서 4일 동안 개최된 흰반점바이러스 워크숖에서 태국의 플레겔박사와 페간박사는 파나마의 흰반점병 발병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고하였다. 파나마의 자연산 모하는 흰반점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감염율은 대략 5~10%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감염율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은 파나마 양식새우에서 흰반점병이 발병되기 이전부터 자연산 새우에 이미 존재했음을 의미한다.

  새우양식장의 수로와 저수지에서 채집된 기수산 새우류를 포함한 다른 갑각류에 대해서도 조사한 결과 이들 모두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났는데 이들 갑각류는 자연개체군에 있는 바이러스를 양식장내로 전파해주는 보균자 혹은 전달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들 갑각류에 대한 정확한 조직학적 증거는 없으며 이에 대한 보다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먹이생물에 대해서 조사한 결과 알테미아, 오징어, 크릴새우 등은 모두 음성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조사된 표본의 수나 규모가 적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1999년 4월 중남미에서 가장 오래된 대규모 양식장인 파나마 아그로마리나 새우양식장의 부사장인 빌모어씨는 파나마의 흰반점병 발병을 시인하였다. 그는 파나마의 양식장들이 흰반점바이러스에 의해 점차 전염되어가고 있는 중이며 대부분의 양식장들이 이로 인한 대량폐사를 경험한 바 있고 하였다. 파나마의 새우종묘 수출은 거의 중단되었다. 현재 파나마는 이 바이러스 대책을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는 중이며 25년 새우양식의 역사에서 또 하나의 시련기를 맞고 있다.

  파나마는 1976~77년에 부화후 28~42일 사이에 치하의 80%가 폐사하는 질병인 치하대량폐사증후군에 의해서 심한 피해를 입었으며 1986~1990년 사이에는 IHHN 바이러스에 의해 큰 피해를 입었었다. 파나마의 새우양식산업은 이번의 흰반점바이러스에도 잘 대처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불행하게도 1999년도 중남미의 양식새우생산량은 1998년도보다 낮았으나 태국의 경우와 같이 빠른 시일내에 이 문제를 극복하고 생산량이 회복되기를 기대한다.


<브라질>

  1999년 4월 27일 새우양식 컨설팅 전문가인 톰슨 (Jerome Thompson)의 보고에 의하면 브라질의 새우양식어민들은 중미에서의 흰반점병 발병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이것이 브라질로 전파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외국산 모하와 종묘 수입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또한 많은 새우양식 회의에서 흰반점병 예방에 대해 토의를 하고 있으며 연방정부에서는 외국산 종묘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수년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흰반점바이러스로 인하여 많은 피해를 입었으며 이제는 중남미로까지 확산되어 이들 국가에서는 초비상이 걸려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의 질병피해가 아시아 각국들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것인지 또한 이들 국가들의 대처방안은 어떠한지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