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야기/수산물과 생활이야기

정어리

제주해마외 함께 2006. 9. 8. 00:27
 

정어리

바다의 목초(牧草)

 

 

 

  청어과에 속하는 정어리는 몸길이 25㎝ 정도로 등 쪽은 암청색이고 옆구리와 배 쪽은 은백색을 띠며 옆구리에 한 줄로 된 7개 안팎의 흑청색 점이 있다.

정어리는 바다의 목초(牧草)라고 불린다.

어린 시기에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지만 점점 성장해 가면서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는 정어리는 엄청난 무리를 이뤄 고등어와 가다랑어, 방어 등 대형 물고기의 먹이가 돼 바다의 먹이사슬 밑 부분을 형성하기 때문에바다의 목초 또는바다의 쌀로 불리는 것이다.

정어리는 한자로 고기 어(魚) 부수에 약할 약(弱)자가 붙은 것인데, 이는 정어리가 그만큼 약해 많은 물고기의 먹이가 될 뿐 아니라 무리를 지어 움직이면서도 방어력이 거의 없는 약한 존재임을 잘 나타낸 것이다.

대개 무리를 지어 움직이는 동물은 리더(leader), 즉 지도자나 우두머리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한꺼번에 수십만, 수백만 마리가 떼를 지어 다니는 정어리는 일정 방향으로 향하고 속도도 같아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질서 정연하게 헤엄친다.

언뜻 보기에는 리더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리더가 없다는 것이 학자들의 연구 결과다.

무리 중의 한 마리가 방향을 바꿔 움직이면 주변의 다른 놈들이 반사적으로 따라서 움직이면서 일순간에 전체 무리의 방향이 바뀌면서 선두에서 가던 놈이 졸지에 꽁지에 놓이곤 한다.

정어리가 무리를 짓는 이유는 한마디로 살아남기 위해서다.

넓게 한 마리씩 흩어져 있는 것보다 포식자에게 잡아먹힐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인데 설령 포식자에게 발견된다 하더라도 포식자가 한번에 먹을 수 있는 양이 한정돼 있어 그 중 일부만 희생되고 나머지는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리가 너무 커져서 주어진 먹이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면 개체간의 경쟁이 되므로 무한히 커질 수는 없을 것이다. 정어리는 환경 적응 범위가 좁아 알맞은 환경을 찾아 계속 이동하지만 갑자기 환경이 바뀌는 경우나 질병이 퍼져 폐사 하게되면 자원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어리 기름에는 혈전과 심근경색을 예방하고 두뇌를 좋게 하는 EPA(1천1백㎎), DHA(1천2백㎎)와 골격이나 치아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94㎎),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3백90IU), 세포를 활성화하는 핵산이 풍부하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나이아신(8.1㎎), 건강한 피부, 모발, 손톱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B2(0.35㎎) 등도 다량 들어있다.

정어리는 기름기가 많은 생선인 만큼 선도 유지가 매우 중요한데 이조 때의 고서인 우해이어보에는증울(蒸鬱)이라고 표기해 정어리의 형태를 설명했는데 특히 선도가 낮은 정어리로 인한 장려(瘴癘; 습하고 더운 땅에서 생기는 독기로 인한 병)에 관한 기록이 있다.

정어리란 이름은 증울이란 말에서 유래된 것 같다. 증울이란 두통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다는 뜻이다. 어획 후 수일이 경과한 정어리를 먹으면 맛이 없고 두통이 생기므로 어민들이 증울이라 부른다고 하였다.

정어리의 일본 이름은 마이와시(眞鰯)이며, 중국 이름은 반뎬사나오위(斑点沙瑙魚)다.

가장 맛있는 시기는 산란 직전인 가을철(9~10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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