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장어
여름철의 보양식, 데침 회 요리가 일품 |
갯장어는 아무 것이나 잘 무는 습성이 있어 일본어로 하모(ハモ)라고 부르는데, 이 이름은 갯장어가 아무 것이나 잘 무는 습성에서 ‘물다’라는 뜻을 가진 하무(ハム)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하이만(海鰻) 또는 랑야산(狼牙鱔)이라고 불리며, 경남, 전남, 부산 등지의 남부지방에서는 해장어(海長魚)와 개장어, 놋장어, 갯붕장어, 참장어 등의 방언으로도 불린다.
빛깔은 등 쪽은 회백색, 배 쪽은 은백색이며 등지느러미는 연한 검은빛을 띠며 주둥이는 길고 위턱이 아래턱보다 약간 앞으로 튀어나와 있으며, 양 턱에는 2~3줄로 된 이빨이 있고 앞쪽에는 억세고 큰 송곳니가 나 있다.
몸에는 비늘이 전혀 없고 등지느러미가 가슴지느러미보다 앞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다른 종과 구별된다.
산란기는 5~7월께로 우리나라의 서남부 연해, 서해 및 동중국해에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평상시에는 수심 20~50m의 모래진흙 바닥과 암초 사이에 살지만 깊은 바다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낮에는 바위틈이나 진흙 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이다.
갯장어 요리의 진수인 데침 회(일본에서는 유비키, 湯引き)는 일본식 조리법인데 ‘샤브샤브’와 같은 방식이다.
먼저 살점을 떼어낸 머리와 뼈 등을 푹 고아서 육수를 만들고 거기에 야채를 넣고 팔팔 끓인 뒤 칼집을 낸 갯장어 포를 국물에 집어넣으면 살점이 오므라들면서 칼집을 낸 부분이 꽃 모양을 띠게 된다.
이 데침 회를 초고추장이나 간장에 찍어먹으면 회로 먹을 때보다 훨씬 육질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을 낸다.
갯장어의 지방은 고도 불포화지방산으로 고혈압 등의 성인병 예방이나 허약체질 개선, 원기 회복에 효능이 있으며, 껍질에는 콘드로이틴이 함유돼 있어 피부의 노화를 방지하고 관절 조직을 원활하게 한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해만(海鰻)이란 이름으로 ‘악창과 옴, 누창을 치료하는데, 효능은 뱀장어와 같다. 바다에서 잡힌다’고 기록돼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입은 돼지같이 길고 이빨은 개(犬)처럼 고르지 못하다’며 견아려(犬牙鱺)란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다.
조선통어사정에는 ‘경상도의 도처에서 서식하는데 사람들이 잘 잡지 않고, 또 잡더라도 뱀을 닮은 모양 때문에 먹기를 꺼려하여 일본인에게만 판매하였다’고 하였다.
한해통어지침에는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많이 잡히며, 등을 타서 건제품으로 만드는데, 전라도에서는 판로가 넓으나 경상도에서는 잘 팔리지 않고 값도 싸다’고 하였다.
한국수산지에는 ‘어획하는 사람이 적으나 도미잡이 하는 사람들이 일본인을 본떠 도미가 잡히지 않을 때 잡는다’고 하였다.
6월에서 8월까지 여름철이 제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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