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
바다의 카멜레온 |
문어는 한국과 일본, 알래스카, 캘리포니아, 북태평양 등지의 수심 100~200m에 분포하는 연체동물로 몸길이 3m, 몸무게 30㎏에 이르는 초대형도 있다.
피부는 미끄러우며 살아 있을 때는 가는 주름살이 있으며 눈 위 뒤쪽에 귀 모양의 작은 돌기가 있다.
8개의 발 중에서 첫 번째가 가장 길고 제2, 3, 4순으로 짧아진다.
수컷의 세 번째 다리는 생식기로서 살아 있을 때는 자색을 띤 적갈색이며 연한 빛깔의 그물 모양의 무늬가 있다.
흔히 “문어의 다리는 8개”라고 하는데 이는 맞는 말일까? 엄밀히 말해 틀리다. 개수는 맞지만 다리가 아니고 발이기 때문이다.
문어와 낙지는 발이고, 오징어는 다리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또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 하나가 문어의 머리 위치인데 흔히 둥근 부분을 머리라고 알고 있으니 그것은 몸통으로 내장이 들어있다. 발이 붙어있는 부분에 눈과 머리가 있다.
문어는 순식간에 몸의 색깔을 바꾸는 능력을 갖고 있어 ‘바다의 카멜레온’이라고도 불린다.
몸의 색깔을 바꾸는 동물 대부분은 혈액의 신호를 통해 색깔을 바꾸는데 몇 초가 걸리지만 문어는 신경조직을 통해 순식간에 바꾼다.
문어의 피부는 크로마토포레스(chromatophores)라는 세포로 이뤄져 있으며 각각의 세포는 적, 흑, 황 색소의 작은 주머니를 갖고 있다. 문어는 단순
한 신경 자극만으로 이들 색소를 적절히 배합해 배경과 같은 색깔로 변할 수 있다.
문어는 구멍에 들어가기를 좋아하는 습성을 가졌으며 어민들은 이를 이용해 단지로 문어를 잡는데 문어는 단지에 갇히면 제 살을 뜯어먹으며 길게는 반년까지 버틴다고 한다. 그래서 제 살을 뜯어먹으며 살 수 밖에 없는 극한 상황을 ‘문어방’이라고 한다.
영어권에서는 문어를 옥토푸스(octopus)라고 하는데 이는 8(octo)개의 발(pus)을 가졌다는 의미다.
서양에서는 문어를 데빌 피시(devil fish, 악마의 고기)라고 부르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프랑스 철학자 카이유와의 저서 ‘문어’를 보면 유럽 사회에서 문어는 불길의 상징이요, 흑심을 품은 괴물로 묘사돼 있다.
유럽 사람들은 또 문어를 사리 사욕을 위해 약자를 괴롭히는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보고 있는데, 2차 세계대전 초기에 대영 제국의 약점을 대중에게 부각시키기 위해 문어의 머리를 한 처칠 수상이 문어발로 아프리카와 인도 등 식민지를 휘감고 있는 포스터를 제작하기도 했다.
동양 문화권에서도 문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다소 있다. 문어는 두 마리가 서로 발이 얽힌 채 붙잡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교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마치 철천지 원수인양 서로의 발을 잘라먹느라 얽혀 있다는 것 이다.
때문에 스스로에게 해가 되는 행위를 하는 것을 일컬어 ‘문어사랑’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문어가 많이 잡혔는데 동국여지승람에 보면 경상도와 전라도, 강원도, 함경도 37개 고을의 토산품으로 기록돼 있을 정도다.
문어를 건강식으로 식탁에 올릴 때 대표적인 음식이 ‘건곰’이 있는데 문어와 명태, 홍합을 넣고 잘 끓이다가 조미료 삼아 파를 넣은 국인데 예부터 노인이나 병후 환자의 보신식으로 애용됐다.
문어는 동맥경화와 심장마비를 예방하고 시력감퇴, 빈혈, 당뇨병 등에 효과가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참문어는 가을부터 겨울까지(9월~이듬해 2월)가 제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