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
잉어의 사촌, 오장(五臟)을 이롭게 하는 식품 |
잉어과에 속하는 붕어는 생김새가 잉어와 흡사하나 몸집이 잉어보다 작고 수염이 없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몸길이 10~20㎝ 짜리가 주로 많고 간혹 40㎝가 넘는 것도 있다.
정약용의 아언각비에 “부어(鮒魚)를 ‘부응어’라고 부른다”고 기록된 점으로 미뤄 붕어라는 이름은 ‘부응어’에서 변천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푸위(鮒魚) 또는 지위(鯽魚)라고 부르며, 일본에서는 후나(鮒, フナ)라고 부른다.
우리 선조 들도 붕어를 부어(附魚)나 즉어(卽魚)라고 불렀는데 이시진의 본초강목에 그 설명이 나와 있다.
서로 가까이 모여서 무리를 지어 이동한다는 뜻에서 즉어(卽魚), 서로 가까이 모여 의지하면서 노니는 모습을 의미하는 글자인 부(附)자를 가져다 이름 붙였다는 것인데 붕어의 생태를 잘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붕어는 다양한 방언 이름을 갖고 있다.
낙동강 중류 밀양에서는 부화한 지 얼마 안 지난 새끼는 송어 혹은 송애라고 부르고 호박씨 만한 크기는 박씨송어, 손바닥만한 놈은 떡붕어, 폭이 좁고 길고 흰 놈은 히나리배기라고 부른다.
부산에서도 새끼를 송어라고 부르며, 전남 순천에서는 2치(6㎝) 안팎인 놈을 쌀붕어, 큰놈을 왕붕어라고 부른다.
붕어는 우리 선조 들이 즐겨 먹은 물고기인 탓에 여러 고서에 등장한다.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에는 “호서(湖西) 제천군 의림(義林)산 붕어는 비린 냄새가 없어 우리나라에서 나는 붕어 중 가장 맛이 좋다. 호남 전주부(全州府) 삼례(參禮) 덕지(德池)의 붕어찜과 관서 평양부(平壤府) 대동강 붕어찜이 전국에서 별미”라고 소개했다.
또 서유구의 ‘전어지’에는 “흐르는 물에 사는 붕어는 등의 비늘이 노랗고 맛이 좋지만 연못이나 늪에 사는 것은 등이 검고 맛이 떨어진다”고 했다.
19세기 초에 쓰여진 이 책에는 붕어를 낚는 법(釣卽法)을 소개하고 있는데 “강과 호수, 하천, 연못을 막론하고 마신(麻迅, 참깨나 들깨의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을 사용하지 않으면 낚을 수 없다”고 돼 있어 오래 전부터 깻묵을 미끼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한방에서는 붕어가 오장을 튼튼하게 하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본초강목에서는 “여러 생선이 모두 화(火)에 속하지만 오직 붕어는 토(土)에 속하기 때문에 비위를 고르게 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한다”고 적었다.
또한 동의보감에는 “위를 다스리고 오장을 이롭게 하여 속을 조절하고 기운이 떨어지는 것을 막으며, 설사를 멈추게 할 뿐 아니라 붕어의 알은 뱃속을 안정시키고 간의 기력을 더해 준다”고 기록돼 있다.
서유구의 임원십육지에는 “치질을 고치고 여러 가지 부스럼을 고치게 하며 회(鱠)로 먹으면 다리의 풍이나 흥분을 가라앉힌다”고 소개돼 있다.
붕어의 주요 영양소는 단백질(18.1g), 비타민 B1(0.31㎎), B2(0.15㎎), 라이신(1천7백47㎎), 셀레늄(0.22㎍/g) 등이다.
제철은 봄부터 여름까지(4~7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