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야기/수산물과 생활이야기

영양풍부한 최상의 횟감, 바다의 카멜레온 - 넙치

제주해마외 함께 2006. 5. 30. 23:55
■ 흔히 `광어'라는 방언으로 불리는 넙치는 우리국민이 회로 가장 즐겨먹은 생선이다. 가자미목 넙치과에 속하는 이 물고기는 넙적한 생김새 때문에 `넓다'는 형용사에다 물고기를 뜻하는 `치'가 합쳐 이름 붙여졌다. 다 자라면 몸길이가 60㎝정도가 되는 넙치는 눈이 있는 쪽은 황갈색 바탕에 짙은 갈색 점이 있고 눈이 없는 반대 쪽은 흰색이다.
■ 바다밑에 붙어 사는 저서생활(低棲生活)을 하는데 알에서 깨어난 직후에는 두눈이 양쪽에 따로 있다가 자라면서 오른쪽 눈이 왼쪽으로 이동해 저서생활에 들어가면 두 눈이 왼쪽에 나란히 위치한다.
■ 고대 중국에서는 넙치를 일컬어 `접어(魚+葉 魚)'라고 했는데 이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물고기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즉 고대 중국사람들이 동쪽에 있는 우리나라를 접역(魚+葉 域)이라고 불렀는데 `접어'란 말은 `동쪽의 물고기' 다시말해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물고기란 의미다.
■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후한서(後漢書) 변양전주(邊讓傳注)에 이르기를 비목어(比目魚)를 일명 접어(魚+葉 魚)라고 하며 강동(江東)에서는 판어(板魚)라 한다'고 적었다.
■ 현재 중국에서는 넙치를 허야핑(褐牙 魚+平) 또는 야핑(牙 魚+平), 펜커우(偏口)라고 부르며 일본에서는 히라메(魚+平)으로 부른다.
■ 넙치는 우리나라 양식산 어류의 60%이상을 차지할 만큼 가장 많이 양식되는 어종인데 콜라겐 함량이 적어 단단하고 씹는 맛이 좋을 뿐 아니라 지방질 함량이 적어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최상의 횟감으로 사랑받고 있는 때문이다.

■ 넙치는 날갯살이 가장 맛있는 부위인데 양쪽 지느러미나 꼬리 가장자리에 붙어있는 지느러미는 납작한 몸을 움직이기 위해 근육이 매우 잘 발달돼 있어 이 부분을발라내 먹으면 씹하는 촉감이 매우 쫄깃하고 맛도 일품이다.
■ 지느러미 근육에는 세포와 세포를 연결하는 콜라겐이라는 단백질과 콘트로이틴황산이 많아 함유돼 있어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
■ 넙치의 제철은 10월에서 다음해 2월까지 늦가을과 겨울에 가장 맛이 좋다. 봄철 산란후에는 맛이 크게 떨어져 `3월 넙치는 개도 안먹는다'는 속담도 있다. 넙치는 어린이의 발육에 필요한 라이신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고 지방질이 적어 소화가 잘되므로 노인과 당뇨병환자, 간장질환, 병의 회복기에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식품이다.
■ 넙치를 모래와 바위가 있는 수족관에 넣어놓으면 어디에 있는 지 찾아내기가 어려울 만큼 잘 숨는다. 몸 표피를 주변환경과 같게 보호색으로 바꾸는 특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그래서 넙치는 `바다의 카멜레온'이라는 별병을 갖고 있다.
■ 넙치는 먼저 눈에 보이는 주위환경의 색조를 인식해 뇌로 신경자극을 보내면 이것이 색소세포를 지배하는 신경섬유에 전달돼 색소세포의 입자를 넓히거나 줄이는 방법으로 몸 색깔을 바꾸는데 15~20분이면 감쪽같이 주변환경과 똑같은 색깔과 모양으로 변신한다.
■ 넙치는 가자미와 생김새가 흡사해 일반인들은 구별이 쉽지 않다. 그래서 눈과 머리의 방향을 기준으로 `우(右)가자미 좌(左)넙치'라고 구분하는데 가자미와 넙치의 등쪽을 위로하고 아가미와 복부를 아래로 두었을 때 넙치는 눈과 머리가 왼쪽에 있다. 그래도 헷갈리는 사람들은 '오른쪽 가자미 왼쪽 넙치'라고 기억하면 글자수가서로 일치하기 때문에 혼돈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