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이야기/수산물과 생활이야기

[수산물과 생활이야기] 아귀

제주해마외 함께 2005. 8. 25. 21:12
못생기다 못해 징그럽게 느껴지기도 하는 아귀(사진)는 살은 물컹물컹하고,피부는 비늘이
 없이 우툴두툴한 피질돌기로 덮여 있다.
 
 몸 형태를 보면 머리는 눌러진 것처럼 폭이 넓고,입은 찢어지게 큰데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튀어나와 작은 물고기를 포식하기에 편리하게 생겼다.
 
 이렇듯 생긴 모양이 워낙 기묘하다 보니 아귀는 예전에 어부들이 조업중 그물에 걸리면 '재
 수 없다'며 바다에 바로 버려져 '물텀벙'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아귀는 보통 200m 정도의 깊은 해저에서 몸 색깔을 주변 모래 색깔에 맞춰 점잖게 있다가
 먹이가 접근하면 순식간에 큰 입을 벌려 통째로 삼킨다. 먹이의 유인은 끝 부분에 밥알 모
 양의 주름진 흰 피막으로 덮여져 머리 앞쪽에 붙어있는 일명 '아귀의 낚싯대'라고 불리는
 가느다란 안테나 모양의 촉수가 큰 역할을 한다.
 
 먹이 포획에 유용한 장치(?)를 갖춘 아귀는 한번에 자기 체중의 3분의 1정도를 먹는 '대식
 가'로 이 때문에 탐욕과 욕심의 상징으로 회자(膾炙)되기도 한다. 큰 입을 가진 대식가이
 다 보니 아귀의 뱃속에는 통째로 삼킨 값비싼 생선 등이 들어있을 때가 많다.
 
 이같은 대식성으로 인해 아귀는 영어권에서는 '악마고기(devil fish)',낚시꾼이란 뜻의 '앵
 글러(angler)'로 불리며 한자어로는 안강어(鮟鱇魚)이라고 한다. 또한 '아귀'란 이름도 불
 교에서 굶주림과 목마름의 형벌을 받는 귀신을 일컫는 아귀(餓鬼)에서 나왔다.
 
 하지만 아귀는 생긴 모습과 달리 맛은 일품으로 특히 제철인 1~2월의 엄동설한에 무,파 등
 의 야채와 함께 끓이는 아귀탕은 최고의 맛으로 꼽힌다.
 
 저지방 저칼로리 식품인 아귀를 이용한 아귀찜은 입안을 확확 달구는 특유의 얼큰한 맛으
 로 겨울철에도 오히려 추위를 상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이와 함께 입안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움이 있는 갓 잡아 올린 아귀의 싱싱한 간은 비타민A가 무려 2만5천IU(국제단
 위)로 영양가가 대단히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