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면 해산새우양식
내수면 해산새우양식
1. 에콰도르의 담수 새우양식 장 인 권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올해의 새우양식은 입식 초기부터 바이러스질병 등의 원인으로 인하여 많은 새우양식장들이 어려움을 겪었으며 양식생산량 역시
작년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 새우양식의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하여 전혀 다른
접근 방식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동남아 여러 나라를 포함하여 새우양식을 하는 많은 국가들이 우리나라와 같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으며
대처해나가는 방식도 다양하다. 해산새우를 담수에서 양식하는 내수면 양식은 이러한 대책 중의 하나로서 이미 미국과 남미의 에콰도르를 비롯한 몇몇
나라에서 시도되고 있다. 미국과 에콰도르는 전혀 다른 이유에서 내수면 새우양식을 시도하고 있지만 - 에콰도르는 바이러스 때문에, 미국은 양식장의
적지 때문에 - 접근 방식은 모두 비슷하며 3회에 걸쳐 담수양식의 예를 설명하고 우리나라에서의 내수면 양식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에콰도르는 중남미에서 가장 새우양식이 활발한 국가로서 1998년까지 연간 12만톤의 양식새우를 생산하여 태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고수하였으나 1998년 이후 흰반점바이러스 (WSSV)가 유입되어 전국에 확산되면서 2000년도 양식생산량은 5만 4천 톤으로 급락하여
세계 6위 생산국으로 떨어졌다. 바이러스가 유입되어 16개월이 지나는 동안 23만 명에 달하던 새우양식어민은 16만 명으로 줄어들고 전국의
50%에 달하는 새우양식장이 양식을 중단하였다. 또한 300곳에 달하는 종묘부화장의 절반 이상이 운영을 포기하고 새우양식관련 종사자 60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최악의 사태에 도달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에콰도르에서는 최근 내수면 새우양식이 시도되었으며 이나쿠아양식장이
성공적인 예이다. 내수면에서 새우양식을 시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담수환경에서는 게나 기타 갑각류와 같은 바이러스 매개생물 (중간숙주)이 서식하지
않기 때문에 해수환경보다 이들에 의한 수평감염 가능성이 훨씬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러스에 비감염된 무병종묘를 이용하여 담수 혹은 저염도
해수에서 양식한다면 바이러스 발병확률은 크게 낮아질 것이다.
에콰도르에서 내수면 새우양식장의 생산성은 1회 평균 5.9-7
kg/ha 로서 해수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현재 에콰도르에는 약 60여 개의 내수면 새우양식장이 있는데 이중 상당수의 새우양식장들에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종묘를 입식하거나 비소독된 해수를 유입함으로써 바이러스에 감염된 실정이다.
이나쿠아 양식장 : 이나쿠아양식장 (Inacua Crustacean Farm)은 예전엔 민물가재를 양식하였지만 현재 흰새우 (Litopenaeus vannamei, Pacific white shrimp)를 양식하는 몇몇 양식장 중의 하나이다. 양식장 총 수면적은 15.3ha로서 0.2-0.4ha 크기의 사육지가 60개 있다. 사육수는 135m 지하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를 사용한다. 끌어올린 지하수는 바로 수탑 꼭대기에서 아래로 분사시킴으로써 유해 가스 성분을 공기 중으로 날려버린다. 이 물은 0.5ha의 저수지로 보내지는데 저수지는 바닥에 해로운 부착성 조류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하여 수심 4m로 매우 깊게 만들어졌다. 양식장에는 중간육성용 및 양성용 사육지가 별도로 구분되어 있으며 모두 ha 당 24마력에 해당하는 수차를 사용한다. 원활한 사육수 순환과 수층 형성을 없애기 위하여 사육지에 에어펌프를 추가로 설치하기도 한다.
종묘의 염도순치와 중간 육성 : 종묘부화장에서는 자연 해수를 사용하지만 종묘 출하시기인 PL 18-22기에는 5 ppt의
저염도로 순치시킨다. 부화장에서 가져온 포스트라바는 중간육성장으로 옮겨지는데 그 전에 2.7톤의 직사각형 수조에 넣고 이틀 동안 최종 사육
염도인 0.9-1.2 ppt로 다시 순치시킨다. 이 시기에는 매우 세심한 주의를 요하는데 적절하게 생사료, 냉동사료, 배합사료를 복합적으로
공급한다. 사육수의 암모니아 농도는 수시로 점검하고 필요에 따라 석회석이나 유익세균을 첨가하며 영양공급도 균형을 잃지 않도록 주의한다.
중간육성장으로 옮기기 하루 전에는 단백질함량 35%인 배합사료를 미리 살포하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종묘가 육성장의 수조에 도착하자마자 부드러운
사료와 바닥의 미생물들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 담수에는 해수에서는 서식하지 않는 잠자리유충이나 물방개 등 각종 곤충들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구제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완료된 다음 필요에 따라 인공기질 (artificial substrate)를
설치하고 종묘를 옮긴다. 중간육성시 종묘 생존율은 평균 75%를 넘는다.
약 1개월 이상의 중간육성을 마친 종묘는
본양성장으로 옮겨지는데 이 때의 입식밀도는 75-120마리/m2 로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본양성장에서는 새우가 3-4g 까지는 단백질함량
35%인 프리미엄급 사료를 공급하다가 그 후에는 28% 급의 사료로 전환하고 7-8g 이상이 되면 단백질 함량이 17%인 것으로 낮추어
공급한다.
수질과 저질 : 사육수에는 규조류와 녹조류를 적절하게 번식하도록 해야한다. 해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매일 사육수의 용존산소, 투명도, pH, 이온평형, 전도도, 식물플랑크톤의 종류와 밀도, 동물성플랑크톤 종류, 저질 등을 점검하며 필요시에는 유익세균과 석회석 등을 공급하여 사육수가 균형을 잃지 않도록 수질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사육지 저질의 과다한 영양염류와 적도지방의 강한 태양광선 때문에 질화세균 등의 유익세균 군집이 충분하지 못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닥에 고강도비닐을 포장하는 라이너폰드 (liner pond)의 시설이나 다량의 탄소원을 공급해야 한다. 우기 동안에는 다량의 지표수가 지하로 스며들기 때문에 지하수의 미네랄 함량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미네랄이 부족할 경우 새우는 이온균형을 잃어 정상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사육수에 적당량의 미네랄을 첨가해 주어야 한다.
생산량 : 지난해에는 새우가 11.5g까지 성장하는데 약 100일이 소요되었다. 생산량은 ha 당 4.98-5.89kg이었으며 생존율은
24-60%로 사육지에 따라 매우 다양하였는데 이것은 일부 사육지가 정전으로 인하여 많은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올해 입식된 대부분의 사육지의
성장률은 1주일에 1.3g 정도이며 현재 13.75g 까지 성장하는데 약 80일이 소요되었다. 이러한 높은 성장률은 올해의 고수온 (평균
29.2℃), 우기 (1-4월) 동안의 폭우로 인한 염분농도 저하 (0.7-1.0 ppt) 및 24시간 쉬지 않고 수차를 가동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추측된다.
수확시에는 사육지의 수위를 절반까지 낮추고 그물을 이용하여 한쪽에서 바닥의 경사를 따라 낮은 쪽으로 새우를
몰아 넣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대부분의 새우는 낮은 쪽에 깊게 파인 골로 들어간다. 이곳에 모인 새우는 펌프를 이용하여 사육수와 함께 완전히
살아있는 상태로 사육지 밖으로 옮겨진다.
에콰도르의 환경법에 의하면 내수면 양식장의 사육수는 외부로 배출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양성기간 동안 사육수 교환을 하지 못하며 수확후 사육수는 다시 재사용 해야만 한다. 사육지 밖으로 사육수를 내보내는 경우는 오직 수확할
때뿐이다. 사용된 사육수는 세 개의 침전용 호지를 거쳐 다시 사육지로 돌아간다. 침전용 호지에 들어온 사육수는 며칠에 걸쳐 침전되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이 길러지고 있다. 특히 제 2, 제 3 침전호지는 물히야신스 (Eichhornia crassipes)가 다량으로 심어져 있어
사육수 중에 남아있는 염양염류를 상당히 제거해준다.
우리나라에서도 흰새우와 같은 저염도 새우종을 지하수를 이용하여 양식할 경우 바이러스의 중간숙주에 의한 수평감염을 차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양식장에서 배출되는 사육수는 영양염류가 풍부한 담수이기 때문에 콩, 벼 등의 경작지에 공급할 경우 훌륭한 유기농법을 실행할 수 있어 내수면 새우양식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새우와 유기농법과의 복합적인 양식기술 개발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러나 흰새우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양식이 시도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종묘생산 및 양식기술도 대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특히 종묘나 어미를 국내에 반입할 경우에는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한 철저한 검역절차가 이루어져 흰반점바이러스 확산과 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